상념의 소리

가을아침

zoom2 2014. 6. 20. 14:34

낙동강변의 아침 얼굴은 참 간과하다.

공장 지대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날로 변모해 가는 갈대숲 하천부지 사이로 헤엄치느라...

 

가을바람이 전하는 말을 따라

아련한 계절의 경계를 오르내리는 아침을 만난다.

 

대지의 온기와 강의 냉기가 교차하는 강변.

계절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운 것은 사람만이 아닌 듯

얼마 전 까지 짙푸른 녹색을 띄던 강변의 잡풀들이

아침이슬을 맞아 하얀 홑이불을 덮어쓰고 아우성이다.

 

넓은 대지를 따라 가을의 정령이 올라와

바삭바삭 마른 잎 푸석대는 소리를

따뜻한 입김으로 뜨거운 포옹을 하나 보다.

 

시간이 정지된 듯 고요함.

거짓말처럼 사선으로 오르내리는 공항의 비행기도 잠잠하고

바람도 하늘도 얌전하고..

도시의 북적거림이 정지된 것에 마음이 걸리는 까닭은

아마도 지나치게 맑은 하늘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쯤은 나를 위해 사치를 부리고 싶다.

강이 흘러가는 끝 사람들과 단절된 섬

그곳에 작은 궁전의 요정이 되고 싶다.

 

밋밋하고 건조하고 못마땅한 삶도

탐나는 것이 많아 욕심을 내거나 서두르던 삶도

내주파수는 허공에 얽히는 시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세계니까.

순간,

무지몽매한 생각에 화끈 수줍음이 지나간다.

 

길은 늘 열려 있었다.

쉽게 마음을 허락한 탓에

감정은 받아들이는 자의 주파수에 따라 달라진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거라 믿었던 그때의 어리석음이

아직도 내게는 먼 진실이다.

언제나 내게서 먼 사람들이므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변덕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낙동강

사람들의 쉼터를 지켜주는 고마운 갈대숲.

낮은 구름이 흘러가는 길에 햇살이 눈부시다.

 

직장에 지원 원서를 넣느라 밤을 새우던 큰딸이

드디어 스트레스로 인한 장 탈이 났다.

무딘 엄마는 부래부랴 죽을 사러 밖으로 나오다

가을 아침을 만났다.

 

아픈애를 병원에 보내놓고

낙동강으로 줄행랑을 쳤다

.

내일이 9,9제 제사도 있어 외며느리 마음은 분주한데

잠시 복잡한 마음을 털고

아침부터 낭만궤도를 그려본다.

휑한 가을이 문제여~^*^

 

'  상념의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찾은 봄  (0) 2014.06.20
특별한 피로연  (0) 2014.06.20
상흔  (0) 2014.06.20
팔월 열나흘  (0) 2014.06.20
9월에 떠난사랑  (0) 2014.06.20